베일 속 고통체
지금까지 고통체라는 개념은 우리에게 특별히 인식되지 않았던 낯선 개념이다. 고통체(Pain Body)라는 용어는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라는 책에서 에카르트 톨레가 개념화하며 사용됐다. 그는 고통체를 “인간에게는 오래된 기억을 지속시키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거의 모든 사람이 에너지장 안에 오래된 감정적 고통의 축적물을 지니고 있다. 나는 이것을 ‘고통체’라고 부른다”고 했다. 또한, 번역자는 이 고통체를 업장, 카르마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나는 이 고통체를 좀 더 구체화했다. 내 경험론과 통찰이 더해지며 물질이라는 개념이 도입됐다. ‘무수한 삶의 반복(윤회)을 포함해, 우리가 살아오며 쌓아온 부정적인 에너지가 물질화되어 몸에 물리적으로 적체된 실체를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물론 고통체는 광의적인 부분과, 물질로 좀 더 실체화된 부분으로 구분된다. 광의적 측면에서의 고통체는 물리적으로 나타난 실체의 배경이 되는 원인자이자 잠재적 요소인 퍼텐셜 에너지를 의미한다. 즉,반복되는 윤회 속에 쌓아온 부정적인 감정과 기억, 현실에서의 트라우마나 스트레스, 조상/부모로부터의 부정적 유전정보, 문화적 통념과 집단 무의식 등을 그 일부의 예로 들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원인자, 잠재적 요소가 누적돼 물질화로 발현된 실체를 협의적으로는 물질화된고통체라 부른다.
내가 힐링세션이나 수행을 이끌어가며 먼저 주 표적으로 삼는 대상은 바로, 후자인 물질화된 고통체이다. 이 물질 고통체가 영적 수행의 진전을 가로막고 또 건강 차원에서 우리 몸의 정상화를 가로막는 일차원인자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잠재적 원인자들이 계속 고통체의 물질화에 기여를 해 나가지만, 현재의 장애 뿌리를 제거하지 않으면 역으로 잠재적 에너지들을 해소하거나 정화할 수 없다. 결국 물질화된 고통체들을 정화한 후 신성의 토대를 만들어 큰 부정적 에너지장들을 정화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고통체를 인지하고 의문을 품기 시작한 것은 내 스스로를 치유하면서 시작됐다. 또, 자연스럽게 접어든 타인을 위한 힐링 세션에서 공통적으로 오라의 적체 현상과 이러한 에너지장들이 습담이나 가래 등으로 배출이 되면서였다.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고통체 배출 현상은 가래와 색을 띤 끈적끈적한 액체, 가스, 트림, 대소변, 눈물, 침 등이다. 물론 종교 행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감정의 결정체 눈물도 우리가 접하고 경험할 수 있는 고통체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가래나 담음과 같은 끈적끈적한 액체의 배출 현상들은 종교적 행사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난다고 볼 수 없는 것들이다.
이러한 배출물들의 종류와 그 각각의 실체는 실로 각양각색의 양상으로 나타난다. 병증과 그 중증도, 감정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색과 점도, 배출 위치 등이 차이를 보인다. 나는 오랜 기간 동안 사람들의 고통체를 관찰, 기록해 왔는데, 경험이 축적되면서는 어느 정도 의미 있는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었다.
고통체는 내가 관찰하고 경험한 바에 따르면, 상태와 심각성 정도에 따라 발현 정도가 다르고 분명한 물리적 실체를 띄고 있다. 또, 오라에서도 고통체의 중증도에 따라 뭉쳐있는 형태로 나타나는 다양한 색과 명암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고통체는 건강, 특히 병증의 심각성을 반영하는 바로미터일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신성과의 교감을 가로막는 허들, 즉 장애물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가 현실 생활에서 겪고 있는 갖가지 장애의 주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나는 고통체를 정화하고 배출해야만 하는 이유와 당위성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해 왔다. 그것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어찌할 수 없었던 것들이다. 자신만의 심각한 문제(정신적, 감정적, 육체적/욕망적 문제)들은 모두 고통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트라우마와 대인관계는 물론, 우리에게 가장 현실적인 문제라 할 수 있는 부의 결핍 또한 이 고통체라는 물리적 실체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고통체는 해체의 과정에서 원인 양상들이 밝혀지기도 하지만, 단지 주요하게 나타난 고통체의 해체만으로도 자신을 그토록 짓눌러온 큰짐 하나는 덜어 놓을 수 있다.
또, 고통체는 빛자각명사 수행의 가슴 열기와도 매우 큰 관련이 있다. 고통체를 해체하지 않으면 가슴을 열기 어렵고, 다른 한편으로는 가슴을 열어야 고통체의 정화가 수월해지는 아주 미묘한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